[한반도 르포] 반디 시집, 세계를 향해 비상(飛上)
- 어둠 속 자신에게 위안된 ‘KBS사회교육방송’ 노래
- 젊은 정치범사형수에게 바치는 시.. 청년들의 ‘꿈’ 염원
지난번에 이어 반디 선생의 시집 ‘지옥에서 부른 노래’의 재출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오늘은 두 가지의 시를 꼭 소개하고 싶은데요. 한가지는 바로 저희 방송과 관련된 내용입니다. 다른 한 가지는 대한민국을 비롯해 2030 청년들이 꼭 들었으면 하는 시입니다.
바로 이런 이유로 해서 KBS 한민족방송에서 특집으로 제작까지 한 것인데 제가 다시 소개를 해서 너무 고맙고 감개무량한 마음입니다. 또한 시집 제목에 대해서도 모두 말씀드리지 못해 그 후속적인 이야기도 들려 드릴까 하는데요.
북한은 오늘 이 시간 북한의 솔제니친 반디선생의 시집 재출간을 기념하여 두 번째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1. 두 가지 시를 소개한다고 하셨는데요. 그럼 먼저 그 시들부터 한번 들어볼까요.
- 예, 우선 한가지는 반디 선생이 한국의 방송을 직접 듣고 그것을 시로 표현한 내용입니다. 제목이 ‘아, KBS사회교육방송’입니다. 저희 방송이 지금은 한민족방송이지만 예전에는 사회교육방송으로 시작되었고, 그때부터 반디 선생은 KBS 방송의 단골 청취자였던 것입니다.
낭독해 드리겠습니다.
아! K,B,S, 사회교육방송
생이별의 아픈 가슴 부여안고서 차디찬 이 세상 홀로 헤맬 때 외로워 마시라고 나를 달래준 아! K,B,S, 사회교육방송 님의 목소리여!
안기고픈 그 품이 정녕 그리워 베갯잇 젖어들던 긴긴 겨울밤 쓰린 가슴 따스히 어루만져준 아! K,B,S, 사회교육방송 님의 손길이여!
봄동산의 봄소식 전하여 주고 봄이 오는 봄노래 속삭여 주며 이 가슴에 눈석이* 흐르게 해준 아! K,B,S, 사회교육방송 님의 사랑이여!
두 번째 시는 참 눈물 나는 아픈 사연의 시입니다. 젊은 나이에 공개처형을 당하게 된 청년의 죽음 이야기인데요. 바로 ‘푸른 낙엽’입니다. 누렇게 색이 변해 떨어지는 것이 낙엽인데 아직 잎사귀가 생생한데 떨어지고 만 푸른 낙엽이라는 뜻이죠.
- 젊은 정치범 사형수에게
때아닌 서리 바람 창밖에 모질더니
미루나무 담장가에 푸른 락엽* 웬말이냐 시든가슴 부여안고 바람결에 나딩구는* 그 모습 애통쿠나 푸른 락엽 푸른 락엽
사나운 비바람을 눈물로 이겨가며 래일만을 믿고 산 고뇌의 네 한생*
기다리던 황금가을 눈앞에 두고 가니 더더욱 애석쿠나 푸른 락엽 푸른 락엽
붉은 세월 칼바람에 속절없이 스러져간 인생의 푸른 락엽 이 땅에 얼마더냐 불우한 세월 속에 젊은 꿈 지레*묻힌 못 잊어 애절스런 푸른 락엽 푸른 락엽
인터넷 캡쳐
2. 참 애절한 내용이네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시입니다. 정말 지옥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 그렇습니다. 이외 나머지 시들 모두 절절한 북한 주민들의 애환을 그리고 있는데요.
삶이 힘들 때마다 혹은 삶의 충전을 받고 싶을 때 반디 시집을 읽으면 큰 힘을 얻으리라 확신합니다.
아참 그리고 지옥이라고 말씀하셨는데요. 바로 반디 선생이 시집의 제목으로 ‘지옥에서 부른 노래’라고 한 것의 의미를 새롭게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가 강력하게 주장을 하지 못하고 제목이 변경되어 첫 출간이 되었지만 뭔가 제 마음 한구석에 석연치 않은 부분들이 늘 존재했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는 누구보다 반디 선생의 그 마음을 잘 알고 있는 저로서 시 제목을 반디 선생께서 지어주신 그대로 해보자 이렇게 결심하고 재출간을 하게 된 것입니다.
3. 시집이 영어로 번역된 적이 있다고 들었어요. 번역한 분이 주한미군에서 근무했던 적이 있었다구요.
- 예, 반디 선생의 고발은 전 세계 30개국에서 번역 출판이 되었는데, 시집은 참 쉽지가 않더군요. 그렇지만 당시의 어려운 상황에서도 한국과 인연이 있던 한 분이 귀하게 번역을 자청해주셨어요.
이분은 하인츠 인슈펜클이라는 분인데요. 주한미군이었던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에게서 1960년 한국 부평에서 태어나 소설가, 번역가, 편집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단편소설인 '다섯 개의 화살'이 뉴요커에 게재되기도 했고, 1997년 PEN/헤밍웨이상 최종 후보에 올랐으며, 가장 최근 산문 번역인 이문열의 단편소설 『익명의 섬』은 한국 소설로는 최초로 뉴요커에 게재되기도 했습니다. 현재 뉴욕주립대학교 뉴팔츠 캠퍼스에서 문예창작과 아시아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KBS 한민족방송에 출연중인 도희윤 대표 피랍탈북인권연대 제공
4. 앞으로의 계획이 많이 궁금한데요. 어떤 일들을 생각하고 계시는지요.
- 할 일이 참으로 많습니다. 가장 하고 싶은 일은 두 가지인데요. 한가지는 시집도 고발 소설처럼 전 세계에 널리 번역되어 홍보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30개국으로 번역된 고발 책이 모두 전문가들이 고심하고 만든 책 표지가 있습니다.
이를 예술가들의 도움으로 캔버스에 그림으로 표현하여 전시를 하고 싶습니다. 가능하면 전 세계를 다니면서 홍보해야 하는 것이 제게 주어진 소명이라고 생각합니다.
* 한반도 르포에서는 피랍탈북인권연대 도희윤 대표의 KBS한민족방송 인터뷰를 연재합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위기상황과 북한내부의 인권문제를 다룰 예정입니다.